해외 정보

EU, 중국산 이동식 크레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

건설기계산업연구원 2025. 12. 24. 13:09

EU, 중국산 이동식 크레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

 

 

1. 조사 개시의 배경과 의미

202511,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에서 생산된 신규 이동식 크레인(New Mobile Cranes)의 수입이 덤핑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EU 산업에 실질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식 반덤핑 조사 개시(공식 번호: C/2025/6726)를 선언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개별 품목 규제가 아니라, 중국 중대형 건설기계 산업 전반에 대한 EU의 구조적 통상 대응 전략이 본격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제소에는 Liebherr, Tadano, Manitowoc, Sennebogen 등 유럽 이동식 크레인 시장을 대표하는 주요 제조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는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를 넘어, EU 이동식 크레인 산업 전체가 중국산 제품의 가격 압박으로 구조적 위협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산업계 전반에 공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 조사 대상 제품과 범위의 전략적 설정

조사 대상은 최소 30톤 이상의 신규 이동식 크레인으로, 유압 또는 케이블 구동 방식, 크롤러식·타이어식 여부를 불문하고 자주식 차량에 탑재된 크레인이 포함된다.

반면 제외된 제품은 다음과 같다.

(a) rough-terrain cranes;

(b) truck cranes or truck-mounted cranes, meaning cranes refitted on the basis of trucks;

(c) straddle carriers, meaning freight-carrying vehicles that carries their load underneath by ‘straddling’ it, rather than carrying it on top; and

(d) reach stackers, meaning vehicles designed for handling intermodal cargo containers.

이러한 범위 설정은 EU가 중대형 이동식 크레인 시장, 특히 인프라·에너지·대형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고부가가치 장비 영역을 핵심 방어선으로 설정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단순한 범용 장비가 아닌 EU 제조 경쟁력이 집중된 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통상 방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품 범위에 관한 의견 제출을 원하는 이해관계자는 본 통지 게재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조사 일정으로는 다음과 같다.

  • 공식 조사 개시일 2025년 12월 19일
  • 덤핑 조사 대상 기간 2024년 10월 1일 ~ 2025년 9월 30일
  • 피해 산정 기간 2022년 1월 1일 ~ 2025년 9월 30일
  • 의견 제출 기한 공고일로부터 37일 이내 (2026년 1월 말경)
  • 잠정 조치 발표 조사 개시 후 통상 7~8개월 이내
  • 최종 확정 판결 통상 14~15개월 이내

 

3. ‘중대한 왜곡판단과 정상가격 산정 방식의 전환

이번 조사의 핵심 쟁점은 EU가 중국을 중대한 시장 왜곡(Significant Distortions)’이 존재하는 국가로 명시적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EU는 중국 내 실제 가격과 비용을 정상가격 산정에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신 EU는 제3국 기준을 활용한 정상가격 산정 방식을 적용하며, 대표국가로 브라질을 잠정 선정하였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산업정책, 국유기업 영향, 보조금, 금융·에너지 가격 왜곡 등이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EU의 정책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방식이 적용될 경우, 중국산 이동식 크레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덤핑 마진이 산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는 향후 고율의 반덤핑 관세로 직결될 수 있다.

 

4. EU 산업 피해 주장: 가격 경쟁을 넘어선 구조적 침식

EU 산업이 제기한 피해 주장은 단순한 가격 하락 문제가 아니다. 제소 기업들은 중국산 이동식 크레인이 물량 증가, 저가 판매, 과잉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EU 시장의 가격 구조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 중국의 대규모 가용 생산능력과 추가 증설 가능성
  • EU 제품 대비 현저히 낮은 수입 가격
  • 이에 따른 EU 기업의 판매량 감소, 시장 점유율 하락, 수익성 악화

등은 일시적 시장 충격이 아닌 장기적 경쟁 기반 약화를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로 제시되고 있다. EU는 이러한 상황을 피해의 위협이 아닌 이미 현실화된 실질적 피해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강도가 높다.

 

5. 향후 절차와 관세 리스크

조사는 최대 14개월 이내 종료될 예정이며, 조사 개시 후 7~8개월 이내에 잠정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사 초기 단계에서 중국산 이동식 크레인 수입품에 대한 통관 등록(Registration)이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최종적으로 관세가 확정될 경우, 소급 부과(레트로액티브 관세)가 가능함을 의미하며, EU 수출을 지속하는 중국 제조사 및 EU 수입업체 모두에게 상당한 재무적 불확실성을 야기한다.

 

6. 글로벌 크레인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

이번 반덤핑 조사는 EU중국 간 통상 갈등이 이동식 크레인이라는 고부가가치 건설기계 영역으로 본격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다음과 같은 파급 효과를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중국 제조사의 EU 시장 내 가격 경쟁 전략은 구조적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EU 시장에서 기술력·품질 중심의 경쟁 구도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한국과 일본 등 제3국 제조사에게는 상대적 시장 기회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EU중대한 왜곡논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다른 건설기계 및 중장비 품목으로도 유사한 통상 조치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7. 정책적 시사점

이번 조치는 가격 경쟁을 넘어 산업 구조와 공급망 안정성을 중시하는 EU 통상 정책의 방향 전환을 상징한다. 이동식 크레인은 단순한 상업 제품이 아니라, 인프라·에너지·국방·재난 대응과 직결되는 전략 장비라는 점에서, EU는 이를 전략 산업 보호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향후 중국산 이동식 크레인의 EU 진입 장벽은 단기간 내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크레인 산업은 기술·안전·환경·통상 규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